업계 내부의 정보가 없는 소비자는 어떻게 좋은 서비스를 골라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곤 합니다. 특히나 대인서비스업 계통은, 물건을 고르는 것과 달리 직접 경험을 해 봐야만 아는 것들이 있어서 더더욱 그렇지요. 이 점은 전제조건편에서 길게 언급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좋은 상담을 받기 위해, '좋은 점성가를 찾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어떤 상황에도, 점성술이 아닌 타 역학/점술 분야(사주, 타로 등)라도 적용되는 이야기인 '일반적인 고려사항'과, 점성술이라는 분야의 특성, 학파별로 해석이 갈릴 수 있는 부분, 혹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인 '특수사항'으로 나누어 쓰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것은 '일반적인 고려사항' 쪽입니다.

 

원래는 '일반적인 고려사항'을 한 글로 쓰려고 했는데, 적다보니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글을 나눕니다.

우선, 술사를 찾아가기 전에 알아볼 것들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금액에 관하여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이 부분이지요. 가격을 얼마를 내야 내가 생각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엄청나게 비싼 가격을 받는 사람이 있던데 정말 그 정도의 값어치를 하는 상담이 될지, 요즘은 무료 상담도 많던데 그런 곳에서도 괜찮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등등 소비자로서 고민되는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무료 상담 혹은 시세보다 금액대가 너무 낮은 상담의 경우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실망스러울 확률이 일정 이상 돈을 지불했을 때보다 확실히 높더군요. 공부가 현저히 부족한 상태에서 상담을 하거나, 돈을 지불하지 않았으니 감정적인 서비스를 할 필요 없다며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려 하지 않거나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물론 적정 가격을 지불하였다 해도 이런 케이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술했듯 확률이 조금 더 높았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금액대가 엄청나게 높다고 해서 상담의 퀄리티 역시 엄청나게 좋다거나 한 건 또 아닙니다. 높은 가격을 매겼다는 것은 술사가 자기 상담 퀄리티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이긴 합니다만, 그게 꼭 객관적인 실력이나 소비자의 만족도와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지요. 유명한 술사라면 찾아오는 사람이 많으니 가격을 높게 매기기도 합니다만, 후술하겠지만 유명세가 실력과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요. 

 

시세를 조사해 보고, 그 시세 정도의 가격을 받는 사람부터 가보는 것이 처음에는 안전하겠지요. 가격대는 워낙 다양하긴 합니다만, 국내에서는 대략 아래 정도인 것 같습니다.

 

호라리 점성술 : 1회 5천원~3만원. 대략 타로 상담과 비슷한 정도의 가격대. 시간 제한이나 한 번에 질문 몇 개까지 가능한지 등은 사람마다 매우 다양.

(※제가 본 수가 워낙에 적어서 정확하지 않습니다. 호라리 상담을 하는 분은 적은 것 같기도 합니다)

네이탈 점성술 : 1회 3만원~10만원. 시간 제한은 30분~1시간 정도.

질문을 받아서 그것 중심으로 풀어주는 방식이 아니라 평생 운을 상세히 뜯어보는 형식이라면 그것보다 가격대와 시간이 더 올라갈 수 있음.

 

옵션 : 대면 상담/카톡,전화 상담/메일 상담 등 상담 유형에 따라 가격이 달라짐.

대면 상담의 경우 상술한 가격대보다 대체로 조금 더 가격이 높아짐.

카톡/전화 상담의 경우 시간 제한이 있고, 메일 상담의 경우 시간 제한은 없으나 질문 개수 제한이나 질문 양식이 있는 경우가 많음.

 

위 가격대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며, 술사의 경력이나 유명세에 따라 저기에서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 점성가가 아닌 해외 점성가를 찾아간다면 가격대는 전반적으로 더 높게 잡으셔야 합니다.

 

■술사의 지명도와 실력에 관하여

상담을 받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가게를 찾아가거나, 검색해서 상위에 뜨는 사람을 바로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찾아간 술사가 괜찮을지는 모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찾아가기 직전에 이리저리 알아보고 고민을 많이 하게 되죠. 이 와중에 고려하게 되는 것이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인가?' 입니다. 유명하다는 건 많은 사람이 알아보고 찾는다는 뜻이니 퀄리티도 좋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만, 정말로 그럴까요?

 

▷미디어 노출이 많은 사람이라고 꼭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인 건 아니다

어떤 방송 프로그램에 나왔다, 어디 신문이나 잡지에 인터뷰가 실렸다... 눈길이 가는 요소이긴 합니다만, 미디어에서 사람 섭외하는 기준이 '실력'이 1순위가 아닙니다. 이야기가 될 것 같고, 어느 정도 화술이 좋거나 쇼맨십이 있고, 무엇보다 스케줄이 맞고 본인이 출연 의지가 강해야 합니다. 제작 스케줄과 시스템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에서의 안정성 때문에 어느 정도 인맥을 이용해서 섭외하는 경향도 있고요. 그러다보니 미디어에는 대단한 실력자처럼 나왔지만, 실제 업계에서 오래 있던 사람들은 처음 보는 사람인데? 하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또한, 분야를 막론하고 서비스를 찾을 때 미디어 노출이 너무 많은 사람들은 피하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방송 출연은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현장에서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신문/잡지 인터뷰는 그보다는 조금 덜하지만, 꽤나 수고스러운 일이긴 마찬가지고요. 일회성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계속해서 여러 번 이런 것을 하는 사람들이 본업에 집중할 시간이 있겠느냐는 의문이 듭니다. 본업이 바쁜 사람들은 스케줄을 못 맞춰서 미디어에 못 나온다고도 합니다. 점술업계라고 다를 건 없겠지요.

 

온라인에서의 유명세가 꼭 그 사람의 실력이나 만족스러운 상담을 보장하진 않는다

검색을 이리저리 해보고,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했다든가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활동했다는 사람을 찾습니다. 상담 후기도 많고, 다른 사람의 블로그나 SNS에서도 그 사람 실력 좋다는 이야기가 보입니다. 예약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과연 이런 사람을 골라 상담을 받으면 만족스러울까요?

 

자신이 공부해온 흔적이 있고, 어디에선가는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는 미디어 노출을 기준으로 고르는 것보다는 더 괜찮은 선택입니다만, 이런저런 후기를 듣다 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오히려 유명한 곳은 피하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이 그렇게 많이 몰리는데 공들여서 봐줄 수 있겠느냐는 의견도 있고, 손님이 몰리는 것도 술사의 운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력에 비해서 운을 잘 타서 손님을 많이 받게 된 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고요.

 

역시 유명한 곳이 좋다는 후기도 여럿 봤고, 그와 반대되는 후기도 여럿 봤습니다. 뭐라고 판단하기 어렵네요. 다만, 유명한 사람이 좋다는 후기의 비율이 의외로 매우 적었던 걸로 봐서는 유명세와 만족도는 큰 상관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있겠지요. 이론에는 빠삭하지만 실제 사람을 상대하는 기술은 부족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고, 실력이 아닌 다른 요인 때문에 과대평가되어 있을 수도 있으며, 후술하겠지만 나와 스타일이 안 맞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만족도에는 술사의 실력뿐만이 아니라 술사와 의뢰인간의 합도 꽤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유명한 사람을 굳이 피할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유명세만을 보고 의뢰하는 것도 그렇게 좋은 방법은 아닐 것 같습니다.

 

점성술 쪽에서는 잘 없는 케이스인 것 같긴 합니다만, 온라인에서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있습니다(사주나 신점 등 국내에서의 역사가 오래된(?) 분야에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이런 분들은 소개받을 수 있다면 그냥 한 번 찾아가보셔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스타일이 잘 맞든 아니든, 1회 상담료 값어치 정도는 충분히 했어요.

 

■술사의 마인드·스타일에 관하여

▷술사와 의뢰인의 '궁합'

대인서비스업 계통에서는 자주 있는 일인데, 지식과 기술 외에도 서비스 제공자와 손님 사이에 '코드가 통해야' '궁합이 맞아야' 좋은 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하지요. 심지어 가장 엄격하게 객관적인 지식과 기술 수준을 따지는 의사조차도 나와 잘 맞는 의사가 따로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돕니다.

 

점술업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루는 것이 개인사이고, 술사는 의뢰인에게 '조언'을 제공하기 때문에 술사가 어떤 식으로 말하는지, 어떤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지, 의뢰인이 처한 상황을 얼마나 잘 알고 있거나 이해하는지에 따라서 답변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나는 비혼주의자인데 술사는 결혼을 인생에서 아주 중요하고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생각하고 있다면 관련 주제로 상담을 할 때 이야기가 잘 통하지 않겠지요. 혹은, 나는 적극적인 이해와 공감을 바랐는데 술사는 건조하게 있을 일만 읊어준다면 이 또한 성향이 맞지 않을 것입니다. 예시를 들기 어려운 미묘한 레벨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도 있고요.

 

상담을 여러 번 받아볼수록 지식이나 기술보다도 오히려 술사의 인품이나 나와 스타일이 맞을지 등이 더 '좋은 상담'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식과 기술은 예선, 인품·가치관·나와의 궁합은 본선이라고 표현합니다.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면 본선도 없습니다만, 일단 예선을 통과했다면 후자 쪽이 훨씬 중요해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누가 잘 본다는 이야기나 후기만 보고 가시기보다는, '피해야 할 술사 유형'을 알아보고 그런 사람들을 거른 뒤에 나머지 중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르는 편이 좋습니다. 피해야 할 유형에 대해서는, 검색해보시면 분야를 막론하고 많이 보러 다니신 분들이 개인적인 팁을 적어놓은 글들이 많은데, 그런 글들을 보시면 대략 공통적인 인물상이 그려집니다. 검색하고 알아볼 때 그런 유형으로 느껴지는 사람은 피하시면 되겠지요.

 

간단히 정리하면, '점성가와 의뢰인'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대등하게 만났을 때 교류를 하고 싶은 타입인가? 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아래에 적어놓은 블로그나 SNS 등을 적극 활용하세요.

 

▷블로그, SNS, 각종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자

온라인 시대인 만큼, 요즘은 술사도 온라인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거나, 개인 블로그나 SNS를 활용하거나요. 이런 쪽을 잘 살펴보시면 술사가 얼마나, 어떻게 공부를 해왔는지, 어떤 관점으로 점성술을 대하고 있는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읽어보시고, 위에 언급한 피해야 할 유형으로 느껴진다면 피하시고, 나와 코드가 잘 맞을 것 같은 사람을 골라봅시다.

제 생각에는 이렇게 하는 것이 술사를 고를 때 가장 성공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저도 누구누구 괜찮다는 이야기만 보고 무작정 찾아갔을 때보다, 블로그나 SNS를 보고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랐을 때가 훨씬 만족도가 높았고, 많이 보러 다녔다는 사람들도 대체로 그렇게 말하더군요.

 

▷유명인 팔자 이야기, 국운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어디까지나 사견입니다만, 점성술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라도 저 두 가지를 자기 블로그/SNS/홈페이지의 메인 컨텐츠로 삼고 있는 사람은 피하시길 권합니다.

 

운명학은 태어난 시간이 매우 중요합니다만, 생시가 공개적으로 알려져 있는 유명인은 매우 적습니다. 특히나 네이탈 점성술은 분 단위로 정확한 생시를 요구하기에 더더욱 적지요. 그래서 그런 글들을 잘 읽어보면 '주요 인생 이력을 보고 보정한 생시'라는 문구가 꼭 들어갑니다.

그러나 생시보정으로 정확한 생시를 추정해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보정을 시도해보면 술사마다 내놓는 시간이 다르고, 생시보정을 받았는데 나중에 정확한 생시 기록을 발견했더니 전혀 다른 시간이더라는 이야기도 종종 보입니다. 직접 보정을 의뢰하며 자기 인생사를 상세하게 말해주는 경우도 이런데, 의뢰하지 않은 사람의 인생 이력을 임의로 보정하는 것은 정확도가 어떨까요.

또한, 유명인의 인생에서 '알려진 이력'만이 전부가 아니며, 그것만이 인생에서 중요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세간에는 알려지지 않은 개인적인 삶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임의로 보정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알려진 이력만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 정확도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술사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이 개입할 여지도 많을 거고요.

 

혹시 진짜로 해당 유명인이 의뢰를 했고, 술사가 그 시간으로 차트/명식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면 정확도에는 문제가 없겠습니다만,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고객 정보를 함부로 풀다니요? 절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입니다.

 

결국 대부분의 유명인 팔자 풀이는 대단히 부정확한 무언가를 가지고 임의로 풀어나가거나, 정확한 시간을 몰라도 유추할 수 있는 몇 가지 구조를 가져와서 단식 판단을 하는 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확할 리가 없고, 홍보 겸 술사 본인의 지식 자랑 용도가 되겠네요.

 

다음으로 국운 이야기인데, 국가라는 거대한 단위의 흐름을 보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한 개인의 인생, 혹은 단편적인 어떤 사건의 기승전결을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지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복잡하게 엮여서 수많은 사건을 만들어내겠어요. 공부를 하고 상담을 하다 보면 한 명의 인생에 대해서도, 아니 그 사람이 겪는 단편적인 한 사건에 대해서조차 함부로 뭔가 말하는 것이 대단히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는데 국운이라는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가 그렇게 쉽게 나올까요?

 

또, 전근대에 국운을 보던 점술가는 대부분 국가/왕실에서 인정한 전문가로서, 사회 평균적으로 보아도 대단한 지식인이었고 국가기관이 돌아가는 사정을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점술가가 관료로 활동하지는 않으니 그와 비슷한 조건을 갖추려면 여러 뉴스를 꾸준히 보고 그 중에서 옥석을 가려낼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통계를 비롯한 여러 데이터를 해석하고 사리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능력 정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상식과 교양은 당연히 갖추어야 하고요. 이것들 모두를 해당 분야의 전문가만큼 할 필요는 없겠지만, 각각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인생이나 한 개의 사건을 상담하는데도 점술적 지식 외에도 각종 교양과 이런저런 직종에 대한 지식, 정보가 필요한데 국운이면 더욱 더 많은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편견이나 개인적인 희망을 내려놓고 그저 사건이 흘러가는대로 바라볼 수 있는 평정심도 필요하겠고요. 그래야 편견에 갇히지 않고 흐름을 정확하게 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국운에 대해 많이, 그리고 너무 쉽게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어떤 뉴스나 데이터를 인용하고 분석하는 경우조차 찾기 힘들어요. 점술적 해석 외에는 다른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은 채 개인적인 생각이나 소망을 객관적인 예측인 양 포장해서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사실 경제나 시사 분야를 업으로 삼는 전문가도 그런 경우가 매우 많기는 합니다만,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는 입장조차 아니고 되는 데 어떠한 자격이 필요한 것도 아니며 '점술적 지식 외에 현실 공부를 제대로 하려 하지 않는' 점술가의 국운 예측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물론 유명인 풀이나 국운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흥미로운 구조나 본인이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던 주제가 나오면 최대한 정확성을 기하려 노력해서 풀고, 각종 데이터를 모아서 점술 지식과 매치하여 발표할 수도 있지요. 매우 적기는 하지만 기준을 제시하고 꾸준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으는 사람도 있습니다. 혹은 워낙 이 바닥이 레드오션이니 가끔씩은 홍보용으로 그런 글을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글만 집착적으로 계속 올리는 사람은 어떨까요. 이런 글들이 자신이 만드는 컨텐츠의 메인인 사람은 어떨까요. 그 사람이 정말 원하는 것이 학문적 발전이나 의뢰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런 분들은 피하시길 권하고 싶네요.

 

다음 글에서는 상담을 받았지만,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점술 상담이란 게 원래 이런 것인지? 라는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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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술 상담 잘 받기 - 전제조건  (0) 2020.05.06

업계 내부의 정보가 없는 소비자는 어떻게 좋은 서비스를 골라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곤 합니다. 특히나 대인서비스업 계통은, 물건을 고르는 것과 달리 직접 경험을 해 봐야만 아는 것들이 있어서 더더욱 그렇지요.

제공하는 컨텐츠 자체가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거나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기PR에 적극적이어서 자신이 어떤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지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하는 분위기라면 좀 낫습니다만, 불행히도 점술업계는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멉니다.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는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고, 서비스 제공자 역시 홍보에 익숙치 않아 자신이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어필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좋은 점성가를 찾기 전에 기본적으로 어떤 부분에 대해서 답을 들을 수 있을지, 어떤 질문을 준비해가면 좋을지, 점성술 상담을 받는다는 건 어떤 부분에 돈을 지불하는 것인지 등을 '전제조건'으로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거의 모든 역학/점술 분야에 공통된 내용이므로, 점성술 상담이 아닌 사주, 타로 등을 보러 갈 때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하자

점은 정해져있는 미래를 읽는 거니까, 그냥 가면 봐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점의 인식이 그렇고요. 하지만 제가 상담도 받아보고, 공부도 해보니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근본적인 부분과 큰 틀은 정해져서 태어나지만, 앞으로 그 삶을 어떻게 살아나가느냐, 얼마나 크게 성공하느냐 하는 건 본인이 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노력한다고 그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의 성과조차도 없습니다. 점을 봐도 이건 마찬가지입니다. 흔히들 '노력하지 않으면 운이 아무리 좋아도 본인이 그 운을 못 잡는다'고 표현하더군요. 아주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노력'이라는 건, 삶을 좀 더 낫게 하기 위해 본인 스스로 하는 능동적인 행위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도저히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신체적, 정신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요. 그럴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할 수 있는 걸 먼저 다 해보는 노력'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심리적인 문제나 대인관계 트러블 등에 대해서는 심리상담센터나 정신과를 먼저 찾아가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실은 분야를 막론하고 제대로 된 술사라면 당연히 전문가를 찾아가볼 것을 권해야겠지만... '니가 이상하게 태어났는데, 니 운이 안좋은데 나보고 어쩌라고?' 식으로 무책임하게 나오는 술사들이 간혹 있습니다. 물론 이런 사람들을 거르기 위한 팁도 쓸 예정입니다만, 운 나쁘게 그런 술사를 만났을 때, 통상적인 상태라면 '뭐래, 돈 날렸네' 하고 가볍게 털어버릴 수 있을 것을 마음이 많이 약해져있는 상태에서 큰 충격을 받고 절망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그러니 먼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걸 하고, 이런저런 문제는 최대한 정리해둔 후에 가세요.

 

■질문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자세히 하자

점성술을 포함한 대부분의 역학 및 점술은 손님이 앉기만 하면 마법처럼 술술 미래에 있을 일이나 겪고 있는 문제의 해결책을 말해주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구체적인 문제, 주제가 있어야 점술적인 지식으로 분석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말 궁금한 이슈들을 준비하시고 그에 얽힌 상황을 말해주세요. 이걸 점술 상담의 '질문'이라고 합니다. 이 질문을 구체적으로, 자세히 하세요.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알아서 말해주는 걸 원한다면, 신점을 봐주는 무당을 찾아갑시다.

 

질문을 구체적으로 하라는 건 구구절절 온갖 썰을 풀어야만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궁금한 것, 원하는 것을 명확히 밝혀달라는 뜻이지요. 만약 '직업운'이라면 취업이 언제쯤 될지/지원한 기업에 합격할 수 있을지/현재 직장의 분위기가 안 좋은데 이직 준비를 하는 게 좋을지/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돌리는 게 나을지/다른 업계로 이직하려고 하는데 잘 될지 등등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겠지요. 이런 세부적인 주제를 명확히 하고, 가능한 한 그에 얽힌 상황들을 자세히 말해주세요. 질문이 자세할수록 돌아오는 답변도 자세해집니다.

 

■전문 지식은 전문가에게

건강 상태에 대해 알아보려면 점을 보러 가는 것보다 병원에 가는 것이 사리에 맞을 것이고(위에서 언급한 정신과 및 심리상담을 먼저 알아보라는 것도 이 부분의 연장입니다), 투자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먼저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가거나 전문 서적을 구입하는 게 당연하겠지요. 후자의 경우는 아무리 열심히 대비한다고 해도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점을 볼 수는 있습니다만, 먼저 관련 전문 지식을 다 알아본 후에 마지막으로 점성가를 찾아갑시다.

 

■상담받은 내용은 맹신하지 말고 인생의 조언, 참고사항으로 활용하자

점성술 상담에서 말해주는 내용은 100% 미래에 일어날 일이 아닙니다. 투자를 하려고 했는데 거기에 투자하면 돈을 잃는다고 나왔으면, 투자를 하지 않으면 잃을 일도 없습니다.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기차나 비행기가 사고가 난다고 나왔으면, 시간을 바꾸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됩니다. 그런 예측 자체가 틀릴 수도 있지요. 어떤 학문이나 분야가 됐든 100%라는 건 이 세상에 없습니다. 점성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일어나는 일'이나 '반드시 XX해야만 하는 운명'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차트만 들여다보고 그 사람의 후천적 환경이나 살아가는 현실까지 줄줄이 알 수도 없고요. 점성가가 의뢰인의 인생을 대신 설계해줄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어떤 이야기를 듣더라도 맹목적으로 믿기보다는, 인생의 방향을 잡거나 해야 할 선택에 참고할 만한 툴로 활용합시다.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만, 돈 내고 상담받는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유용하고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겁니다.

 

*이 글은 생각날 때마다 내용 추가 및 갱신이 될 예정입니다. 틈틈이 갱신 내용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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